2010년 5월 20일 목요일
오늘 원석이 학교의 12학년 학생들의 시상식이 있었다.
고등학교도 학년이 끝날 때마다 이런 시상식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여하튼 원석이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시상식에 참여했다.
지난 주에 시상식에 참석하라는 초대장을 우편으로 받고 말 할 수 없이 기분이 좋았다.
처음에 미국에 와서 영어를 못해 친구들과 영어 하면서 점심밥을 먹고 싶다고 말하고, 학교에 가서도 한국책만 읽다 오는 아이를 바라보는 심정이 늘 조마조마했었는데, 그 어려운 시기를 극복하고 이렇게 고등학교도 졸업하고 유종의 미를 거두느라 상까지 받는다니 참으로 기특하고 대견한 맘으로 가득찼었다.
남편한테도 한참 전부터 오늘 저녁 시간을 비워 두라고 일러두고 나도 자원봉사가 끝난 나연이를 데리고 바로 고등학교 강당에 도착했다.
그간 여러가지 부분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아이들을 알파벳 순서로 불러 상을 주었다.
졸업식장에서는 고등학교 졸업장만 주고 상은 오늘 저녁 시간에 다 주게 된다.
아이들은 오늘 무대에 서기 바로 직전에서야 자기가 무슨 상을 받게 된 지 알게 되었다.
원석이에게 이전에도 여러차례 "너 무슨 상을 받니?"고 물어도 자기도 모른다고 하더니 두개나 받았다.
GPA 성적과 SAT성적 그리고 TOP10%를 다 통합해서 받은' President's Education Award'와 ' UIL Scholar'를 받은 것이다.
나는 원석이가 무대로 올라가 상을 받을 때 손바닥이 아프도록 박수를 쳤다.
사실 나연이에 비해 성적이 좀 떨어져서 원석이 스스로도 자신감이 부족하기도 했었고, 나 역시도 나연이만큼만 해 주기를 속으로 참 많이 바랬었는데 11학년부터는 내가 공부하라는 소리를 단 한 번도 안 했을 정도로 늦게서야 공부에 대한 욕심을 냈었다.
그러더니 이렇게 상을 받으면서 고등학교를 졸업하게 된 것이다.
늦게나마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아이가 참 고맙다.
*밤에 찍어서 사진이 흐릿합니다. 가장 친한 친구 대니얼입니다. 대니얼은 음악으로 장학금을 받고 대학에 가는 멋진 친구입니다.저 봉투 안에 상장이 들어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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