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4일 목요일
내가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은 6시 15분이다.
오늘 아침 6시 20분이 되었는데 누가 초인종을 띵동거린다.
남편도 캐나다 출장 중이어서 없는데 이 깜깜한 새벽에 누가 왔길래 초인종을 누르는지 슬쩍 겁이 나서 우선 창문의 커텐을 걷고 밖을 살짝 엿보았다.
큰 아이의 수학을 가르쳐 오던 과외선생님이 하품을 하며 문 밖에 서 있는 것이다.
문을 열고 "이 시간에 무슨 일이십니까" 하고 물었더니 원석이 아직 안 일어 났느냐며 어제 공부를 하다가 못 가르친 것이 있어서 왔다는 것이다.
아이는 어제밤 11시가 다 되어서야 수학 공부 중에 모르는 것이 있다며 수학 과외선생님과 통화를 하더니 그 늦은 시간에 과외를 받으러 갔다.
그런데 다 못하고 온 모양이었다.
큰 아이는 눈을 비비고 일어나 잠결에 수학선생님과 못 다한 공부를 마치고 학교에 갔다.
수학 선생님의 열성이 참으로 고맙기도 하고 아이의 열성도 그 못지 않아 웃음이 난다.
들어갈 대학도 결정나고 대학의 기숙사까지 다 배정을 받고 1학기도 끝나 이제 학교 생활이 학습 부분에서 거의 마무리 시기이다.
그런데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대견스럽다.
아이는 요즘 1시 30분이면 학교에서 돌아온다.
원래 2시 30분이 끝나는 시간인데' Work Release'라는 폼을 받아 1시간 일찍 끝난다.
'Work Release'는 일을 한다는 것으로 12학년들은 주로 용돈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 식으로 패스트 푸드 점이나 월마트등 식료품점에서 일을 하는 것이다.
차값의 할부금을 낸다거나 기름값을 충당하거나 대학의 학자금에 일부라도 도움을 주기 위해 12학년 학생들이 일을 한다.
원석이는 우선 남편의 회사에서 일을 돕는 것으로 하고 타겟과 여러 곳에 이력서를 넣었다.
어디든 취업이 되면 아빠 회사에서 나와 그일을 하기로 했는데 일용직들도 취업이 어려운지 아직 연락이 없다.
이제 5개월 후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으로 가는데 어떤 땐 저 철없는 것을 어떻게 세상에 내 보낼까 걱정이 되다가도, 이유없이 화를 내거나 동생과 작은 것으로 싸우는 것을 보면 빨리 집에서 나가 대학이나 가 버리라고 투덜거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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