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예수님, 성모님

파티마 성모님이 떠나시다.

김 정아 2009. 10. 19. 22:29

2009년 10월 18일 일요일

뉴올리언즈로 출장을 갔던 남편이 돌아오는 중에 차의 앞 유리에 돌을 맞았다.

'쨍'하고 작은 돌맹이가 튀었는데 운전을 하고 오는 중에도 그 유리가 자꾸 옆으로 번져가며 깨져 갔다고 했다.

토요일 아침에 나가서 보니 정말 유리가 깨져 금이 나가 있었다.

산 지 10개월 밖에 안 된 제네시스가  그 일을 당하니 얼마나 속이 쓰리고 아프던지 할 일을 마치고 차 유리 고치는 곳에 같이 갔다.

기술이 좋아서 인지 유리창에 무슨 공사들을 하더니 깨지는 것이 더 번지지는 않을 거라고 했고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 그 흠이 보일 정도까지는 되었다.

수리비가 40불이라고 해서 현금을 낼까 했는데 보험 할증이 안 된다고 해서 보험으로 처리하고 왔다.

어차피 비싼 보험료를 내고 있는데 작은 돈이긴 하지만 그 정도 혜택은 받아서 할 것 같아서이다.

 

6개월 동안 우리 구역을 방문하셨던 파티마 성모님께서 오늘 우리 구역을 떠나시는 날이다.

마지막으로 스콜라자매님 댁에 가서 기도하고 레지오 단원들이 모시고 다른 구역으로 가셨다.

6개월 동안 모시는 집마다 다니면서 내 딴에는 참 기도를 열심히 했다.

세례 받은 지 7년 동안 했던 기도보다 지난 6개월에 한 기도가 몇 배 더 많았을 정도로.

일을 하느라 밤에 기도하러 오라는 집도 있었고, 낮에 가서 하기도 했었는데 내 본심 보단 의무감으로 다녔던 적이 더 많았다.

그래서 힘들기도 했고 어느 즈음엔 지치기도 했었는데 파티마 성모님이 떠나신다니 솔직히 말해 서운한 마음은 아주 조금이고 시원한 마음은 아주 크다.

그런데 같이 다녔던 분들은 서운한 마음만 있다는 것을 보니 난 아직도 멀고 먼 신자이다.

내일부턴 차를 타고 가지 않아도 되는 내 집에서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짐해 보지만 말처럼 쉬울것 같진 않다.

여하튼 성모님이 계시는 동안 우리 구역원이 단합도 잘 되고 기도하는 분위기가 익숙하게 정착되었는데 앞으로도 그런 분위기가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다.

 

남편은 요 근래 몇 달 동안 성당은 빠지지 않고 열심히 나갔지만 영성체를 모시지 않았다.

무슨 죄를 지었는지 몰라도 고백성사를 해야 한다고 샌안토니오 성당에 가서 할까, 오스틴 성당에 가서 할까 하다가 차일 피일 미루다 보니 몇 달이 흘러 버렸다.

지난 목요일에 뉴올리언즈 출장 가는 길에 하겠다고 굳게 마음을 먹더니 하루 정도면 빠듯하게 다녀올 뉴올리언즈에서 고해성사를 하느라 하룻밤을 보내고 왔다.

한 시간 정도 고백성사를 하고 돌아와 오늘 모처럼 만에 영성체를 모시는데 기분이 정말 흐뭇했다고 좋아한다.

신앙 있는 남편이랑 사니 그 사람의 생활에 믿음이 생겨 내 마음까지 굳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