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5일 금요일
성당의 친교관 공사를 거의 한 달 간 하면서 주일학교 시작도 늦어지게 되었다.
작년에 했던 자모회장 인수를 해 버려야 속이 시원할 것 같아 차기 자모회장이 뽑히길 기다렸는데 지난 주에 신임 자모회장이 선출 되었다고 했다.
오늘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올 자모회장을 만나 인수인계를 해 주었다.
학생들의 주일등록서류와 제반서류들과 창고 열쇠들을 인수하고 나니 맘이 다 후련하다.
새 자모회장도 아마 열심히 아이들을 위해 봉사를 할 것이다.
돌아보니 작년 1년은 나한테 참으로 귀한 시간이었다.
처음에 자모회장을 한다고 했을 때 만나는 사람들마다 "일년간 일을 하다 보면 은총 많이 받을 거예요." 라고 말들을 하셨다.
그 때는 내가 특별히 주님께 은총을 구할만큼 갈급한 상황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그런 말을 흘려 들었는데 지나고 보니 참 많은 은총을 내려 주셨다.
눈에 보이는 은총은 아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나에게 여러가지로 열린 마음을 주셨고, 다른 각도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도 주셨고, 그래서 주님께 나아갈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셨다.
그 전에 나는 그저 주일 미사만 왔다갔다 했고 십자가의 길이 무엇인지, 성체조배가 무엇인지, 부활절 성야미사가 뭔지도 모르고 살았다.
부활절 즈음에도 내가 하고 싶은 일 다 하면서 주님의 고통에 대해서도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보지 않았는데 지난 부활절에는 그래도 조금은 더 나를 자제하려는 마음이라도 가졌다.
주위에서 많은 분들이 성서백주간 공부 한 번 해 보라고 권했을 때도 그것은 나와 먼 나라 이야기였다.
그런데 "그래요? 한 번 해 볼까요?"하고 등록도 했다.
더 나아가 덴버에서 열리는 성령 세미나에 참석해보라는 기도회장님 말을 듣고 "생각해 볼게요." 하다가 " 그것 몇 박 며칠이예요? 갈게요" 하고 선뜻 대답할 수 있었던 것 또한 내 의지는 아니었을 것이다.
정말 부족한 나에게 대녀가 생겼다는 것도 대녀를 통해 좀더 주님께 나아갈 계기를 마련해 주신 것은 아니었을까 한다.
꾸르실료 교육에도 들어가겠다고 신청서를 낸 것도 순수한 내 의지보다 주님의 이끄심이었을 거란 생각도 든다.
정말 일년 동안 내 맘에 많은 변화가 왔다.
이렇게 부족한 나에게 주님은 지치지 않으시고 내 주변에 머물러 계셨다.
이 모든 것이 나에게 다가온 은총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년 1년이 육체적으로 좀 힘들긴 했어도 내가 영적으로 , 신앙적으로 조금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음에 참으로 감사한 1년이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 새 자모회장에게 꼭 해 주어야 할 말을 잊어 버리고 왔다.
"자모회장님, 일년 동안 고생하세요. 하느님의 은총이 꼭 함께 하실거예요!."
'나의 예수님, 성모님'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파티마 성모님이 떠나시다. (0) | 2009.10.19 |
---|---|
성서 백주간의 시작 (0) | 2009.10.14 |
성모님께서 이어주신 우리들. (0) | 2009.08.29 |
오랜 친구와의 이별을 하며. (0) | 2009.08.27 |
크나큰 선물을 받고 (0) | 2009.08.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