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김치를 담그며 팔며...

김 정아 2009. 2. 16. 12:21

2009-02월 13~2월 15일

금요일 정오 12시 30분에 집을 나섰다.

금요일부터 자모회에서 2차 김치를 담그기로 했기 때문이다.

지난 1차에서는 20박스를 했는데 이번엔 5박스를 더 추가해서 담기로 했다.

한 박스에 평균 10포기니 250포기가 된다.

 

지난 번에 담근 김치가 정말 맛이 있다며 김치 판매가 끝난 다음에도 사무

실에 전화를 해서 남은 김치가 없느냐고 물어 본 사람들도 많다고 했고, 자

모회에서 김치를 담그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많다고 들어서 자모회 가족 12

명이 모여서 회의를 한 결과 오늘로 날짜를 잡았다.

 

마켓에 김치 담글 주재료와 부재료들의 브랜드명과 수량까지 다 적어서 넘

겨 주었는데 우리가 원하는 브랜드도 없고 수량도 맞지 않다며 직접 우리에

게 물건을 고르라고 해 한 시간 넘게 쇼핑을 하고 배달을 부탁했다.

다시 한 곳을 가서 생새우를 사서 성당에 도착해 부재료들을 손질하고 씻고

양념을 다 만들어 놓았다.

 

저녁을 먹고 8시에 다시 성당에 와서 10박스 포기 김치를 담글 것만 소금

간을 다 한 시간이 9시였다.

나머지 15박스는 막김치로 하고 토요일 아침에 잘라 간을 할 생각이었다.

이 시간으로 잡은 것은 밤 새 적당히 간이 들거라고 생각하고 한 사람만 새

3시쯤에 와서 배추를 한 번 뒤집어 주면 다음 날 아침 9시쯤에 씻고 바

로 김치를 버무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서 였다.

 

그 새벽 3시에 성당에 나오겠다고 망설임 없이 자처한 사람이 남편이었다.

그런데 막상 남편이 새벽 3시에 나간다고 하는데 난 그냥 편하게 잠이 올

것 같지 않아서 고속도로를 타고 남편을 따라 같이 나갔다.

간이 죽은 배추를 뒤집기만 하고 올 요량이었는데 아침 9시까지 기다리면

너무나 많이 절여질 것 같아 속속 모여든 자모회 남편들과 합세를 해서 배

추를 씻고 그 시간에 나머지 배추 15박스를 잘라 간을 하고 나니 아침 8시

였다.

 

잠시 집에 돌아가 아이들 아침을 대충 해 놓고 옷을 갈아입고 다시 9시 30

분에 성당에 도착해 나머지 일들을 해 냈다.

다들 피곤에 지치고 허리들도 못 피고 일을 해 내는데도 정말로 즐겁고 행

복하게 진행이 되었다.

줄어들 것 같지 않던 배추에 속 묻히기와 막김치를 버무리기가 끝나고 나니

오후 4시쯤이었다.

피곤에 지친 몸을 풀고 뒷풀이를 해야 한다고 해서 노래방에 가서 신나게

놀고 저녁식사까지 같이 하고 집에 돌아오니 밤 8시 30분이었다.

 

너무 피곤해서인지 침대에 누워도 쉬이 잠은 오지 않아 뒤척이다가 일요일

아침에도 일찍 깨었다.

성당에 가서 담가 놓은 김치를 팔았다.

월요일이 ‘프레지던트 데이’라 3일 연휴인 관계로 성당에 사람들이 많지 않

았지만 다들 협조를 해 주셔서 무사히 다 팔 수 있었다.

 

새벽 3시에 나가 비몽사몽으로 일을 하면서 너무 피곤해 ‘내가 지금 뭐 하는

짓인지 모르겠네’ 했었는데 다 끝나고 나니 마음이 정말 뿌듯하다.

그리고 3일간 정말 자신을 희생해 김치 담그기에 즐겁게 참석해준 우리 자

모회 가족들이 고맙기만 하다.

 

*가끔 인터넷이 심술을 부립니다. 댓글을 달아 놓고 등록을 시키려고 하면 금칙어 설정에 의해 차단된다고 나오면서 아무 상관도 없는 맨 윗 댓글이 날아가버립니다. 절대로 금칙어를 쓴 일이 없는데도요. 작은 동산님,달빛천사님 그 외 몇 분 죄송합니다. 댓글이 날아가 버리고 제 답글만 남았네요.무서워서 답글을 못 달고 있습니다.

 

 *발렌타인 데이라고 나연이가 직접 구워서 치어리더 연습에 가져간 브라우니입니다. 저를 닮지 않아 쿠키 만드는 것도 좋아합니다. 꽤 잘 만들었지요?

 

*부엌엔 저보다 더 많은 배추가 절여져 있습니다.

 

*저렇게 많은 김치를 다 팔았습니다. 이미 판 김치도 많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