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경하기

드디어 그날이 왔다!-'Pebble Beach’ 골프 코스에서

김 정아 2008. 11. 14. 23:42

2008년 11월 9일 일요일

Pebble Beach Golf course is ranked the No. 1 Public Course in America by Golf Digest in 2007.(페이블 비치 웹사이트에 나와 있는 문장 하나)

 

오늘은 드디어 그 유명한 Pebble Beach에서 골프를 치는 날이다.

설레이는 마음이 너무 강해 오늘 새벽 4시 30분에 눈을 떴다.

너무 피곤해서인지 벌떡 일어나지 못하고 침대에서 뒤척이다 일어나 발코니에 나가보니 웬걸 하늘에 먹구름이 가득하고 비가 내리고 있는 것이다.

비가 내렸다 해서 취소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설령 취소가 된다하더라도 어렵게 잡은 기회를 비 때문에 망칠 수는 없다.

아침을 먹고 티 타임보다 일찍 나가서 우리 순서를 기다렸다.

어제는 네명을 다 맞추어서 보내더니 오늘은 세명이나 두 명도 그대로 보내 주었다.

오늘은 중국 사장님 부인과 신디, 내가 한 조가 되어 나가게 되었다.

역시 그 명성 그대로였다.

바다가 보이지 않는 홀이 없었고 대부분의 홀은 바다와 맞닿아 있었다.

산처럼 언덕이 높아 저쪽 끝이 보이지 않는 홀도 있었고, 세 면이 바다에 맞닿아 있는 홀도 있었다.

갈매기들도 공의 흔적에 무리지어 날아다니고 코스 중앙에 앉아 날아갈 생각도 안 하고 있었다.

해안 도로엔 관광객들이 멋진 길을 감상하고 있고, 우리들도 멋진 코스를 감상하며 한 홀 한 홀 끝나가는 것이 아쉽기만 했다.

이 페블 비치엔 비가 안 오는 날에도 카트가 페어웨이에 들어갈 수가 없다.

그러니 우리의 동선이 참으로 길어질 수 밖에 없고 걷는 거리가 엄청 날 수 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날 때까지 다리가 아프다는 생각을 해 보지도 못했고, 아무것도 못 먹고 쫄쫄 굶었어도 배가 고픈 줄도 몰랐다.

 

드디어 홀 중의 가장 유명한 18홀에 들어왔다.

18홀이 유명한 것이 이곳에서 프로들의 코스어가 뒤집어 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페어웨이가 짧고 왼쪽은 다 바다이고 벙커도 있어서 점수가 앞서가는 사람도 이 18홀에서 긴장해 뒤로 밀려날 수 있고, 점수가 나쁜 사람도 희망을 가지고 치면 만회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몇 년 전 타이거 우즈가 18홀에서 판도를 뒤집어 우승을 하고 난 후로 더 유명해졌다고 했다.

18홀을 끝내고 돌아가니 먼저 게임을 끝낸 남자들은 이곳을 떠날 준비를 다 하고 있었다.

 

MR. SCOTTE 과 신디는 가까운 거리의 카멜에서 하룻밤을 묵고 포틀랜드로 돌아가고, MR. BILL과 그의 아내 페트리샤는 이 페블비치에서 하룻밤을 더 묵고 텍사스로 돌아간다고 했다.

우리와 유사장님은 일단 17MILE DRIVE를 구경하고 1번 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나가서 너무 어두워지기 전 아무 곳에나 들어가 하룻밤을 묵기로 하고 그들과 인사를 하고 페블비치를 떠나왔다.

 

4년 전에 친정엄마를 모시고 샌프란시스코의 요세미티를 둘러보고 이곳 페블비치까지 내려왔었다.

해안선을 따라 17MILE DRIVE를 운전하며 그 멋진 드라이브 코스에 입을 다물지 못했었다.

그리고 바다를 따라 죽 이어진 골프코스에서 골프 치는 사람들을 보면서 내 인생의 어느 즈음에 나도 이곳에서 골프 칠 날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막연한 소망을 가져보았다.

적어도 일년 전에 예약을 해야 하며 그 골프 요금이나 호텔 요금이 어마어마하다는 소리를 듣고 또 슬그머니 그 소망을 접었다.

그런데 나의 그 소망이 이렇게 이루어졌다.

그것도 생각지도 못하게 너무나 빨리.

그래서 페블비치에서 보낸 3박 3일이 정말 소중한 추억이 되었다.

앞으로 살아가면서 내 생이 팍팍하고 힘들어진다 해도 이 소중한 추억을 꺼내 보면 많은 위로와 힘이 될 것이다.

이곳에 있는 삼일 동안 근사한 식당에서 두 시간에 걸쳐 풀코스의 저녁을 먹고 미국 최고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고 여한 없는 시간을 보냈다.

내 남편이 없었다면 이런 일은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이 글을 보게 될지 모르지만 남편, 정말 고마워! 3일간 왕비처럼 살게 해 주어서!  그리고 요 며칠간 당신이 내 남편이라는 게 정말 자랑스러웠어.

 

 *페블비치의 퍼팅 장소고요.앞으로 쇼핑몰이 있습니다. 일년 연중 세일을 안 한다고 합니다. 그럴 것이 세일을 안 해도 물건이 많이 팔리니까요. 면티 하나에 130불 이상씩 하더군요. 남편이 사 주겠다고 골라보라는 걸 못 골랐습니다. 130불씩 주고 그저 그런 면티를 사야 하나 그런 생각이 들어서요.

 

 

 

*오른쪽엔 바다고 언덕 높은 곳에 그린이 있는 아주 특이한 곳이더군요. 저 언덕까지 공을 못 올리면 다시 굴러서 내려와 버리더군요.

 

 

*이날 같은 팀이 된 중국 상해에서 오신 유사장님 부인입니다. 이 비지니스 미팅을 위해 먼 곳에서 날아오셨습니다.

 

 

*오늘도 같이 라운딩한 신디의 뒷 모습이고요.

 

 

 

 

 *비가 오다가 그쳤습니다. 앞 팀이 밀려 있어서 사진도 찍어보고요.

 

 

*이 사진엔 다시 비가 오고 있네요.

 

 

 

*저 바다에 공을 두개나 빠트렸습니다. 안 빠트리고 오면 서운할 것 같아서 기념으로요 ㅎㅎ.

 

 

*이제 페블비치에서의 일정을 끝내고 17마일 드라이브 코스를 돌고 있습니다. 남편과 3일간 있는 동안 낮에는 못 만났습니다. 아침에 서로 다른 일정으로 다녔기 때문에 밤에나 만났답니다. 처음으로 같이 사진을 찍게 되었습니다.

 

*벼락 맞은 나무라는군요.

 

*17마일 드라이브 코스의 상징인 소나무 앞입니다.바위가 자꾸 침식이 되어서 벽돌로 막아 놓았더군요.

 

*저 쪽 뒤쪽 길에서 모 자동차 회사의 광고를 찍었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