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미국적인..

방학 맞은 지 두 달 째

김 정아 2007. 7. 22. 22:49
 

2007년 6월 22일 월요일

오늘로 아이들이 방학을 맞은 지 두 달이 된다.

길고 긴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개학을 하려면 한 달 하고도 5일이 더 남아 있다.


큰 아이는 거의 한 달간 섬머 스쿨에 나갔다.

학기 중에 이수해야 할 과목을 방학 기간 중에 미리 끝냈기 때문에 학교를 다니는 중에는 하지 않아도 된다.

‘스피치’란 과목을 이수하는 중에는 학생들끼리 서로 유대관계가 좋았다고 한다.

서로 발표를 하고 조를 짜서 프로젝트를 해야 했기 때문에 서로 간에 신뢰도 쌓이고 인간관계도 좋아져서 끝나는 날에 아주 아쉬워했다.

과목을 이수한 아이들이 볼링장에서 만나 서로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볼링을 치면서 우의를 다지고 개학하고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하고 헤어지기도 했다.

시험 성적도 좋게 나와서 만족스럽다.

이후엔 수학 과목을 예습하기 위해 과외를 다니고 도서관에 자원 봉사도 하고 클라리넷 레슨도 하면서 이 여름을 보내고 있다.

이제 8월 8일부터는 마칭 밴드 연습을 위해 아침 9시부터 5시까지 땡볕에서 땀을 흘려야 한다.


나연이는 한 달간은 한국 교회에서 하는 섬머 스쿨에 다니면서 내년도의 공부를 했고, 지금은 8월 3일까지 아침 9시부터 12시까지 하는 교회 프로그램에 다니고 있다.

올해가 마지막으로 다닐 수 있어 등록을 했는데 주로 노는 프로그램이다.

쿠키 만들기, 관찰하기, 그림그리기, 만들기 등을 하는 곳인데 때로는 따분해 한다.

그 반에서 가장 나이가 많기도 하고 이제 그런 것들이 시시하게 느껴지는 모양이다.

사춘기에 막 접어들려고 하는 나이인데 좀 시시하기도 할 것 같다.


나연이의 섬머가 끝나면 바로 휴가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고민이 많다.

남편이 바쁘기도 하지만 문제는 우리 슈가 때문이다.

여기저기에서 맡아주겠다는 사람은 많은데 아직은 배변 훈련이 완전히 되지 않아 맡기는 나도, 맡아주는 사람도 서로 마음이 편하지 않을 것이다.

슈가는 원석이를 엄마라고 생각을 한다.

원석이가 여러 시간 집을 비우면 닫혀 진 원석이 방문 앞에서 울면서 문을 긁어대며 열어 달라고 한다.

문을 열어주면 방을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힘없이 나온다.

자기 집에서도 원석이가 집에 없으면 불안정한데 그런 슈가를 남의 집에 맡길 수는 없을 것 같다.

남편은 데리고 가자고 하는데 슈가 가는데 따라가야 할 짐이 또 한 짐이다.

비행기를 탄다고 해도 힘들고 차로 가는 것도 힘들다.

여름휴가를 겨울에 가면 어떨까 혼자 생각한다.

그 때쯤이면 우리 슈가가 좀 더 클 것이고 배변을 완벽하게 마무리 할 것이다.

그런데 겨울 되면 내년도 사업계획 때문에 또 정신이 없을 것이고...

좀 더 생각을 해 보아야겠다.


두 아이는 요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다.

그러다 보니 엄청 싸워댄다.

방학은 왜 이리 길어 주부들을 힘들게 하는지 모르겠다.

빨리 학교로 보내야 할 텐데 아직도 개학은 한 달이 더 남았다.

 

*원석이 품에서 편하게 자고 있습니다. 저도 슈가를 무지하게 이뻐하는데 제 품에서는 1분도 못 버티고 빠져나가려고 발버둥칩니다.

저혼자 짝사랑입니다. 슈가가 저를 좋아하지 않아 아주 슬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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