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건강해지길 바라며.

김 정아 2007. 5. 26. 21:33
 

2007년 5월 25일 금요일

바쁜 와중에 오늘은 작은 아이의 한약을 찾으러 한인타운에 나갔다 왔다.

성장통을 심하게 앓는지 나연이는 작년 초부터 먹는 게 아주 시원치 않았다.

밥 삼분의 일 공기도 비워내지 못하고 ,몇 숟가락만 들어가도 배가 부르다며 먹는 것에 대한 의욕이 전혀 없었다.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머리가 아프다, 배가 아프다라는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고 한 번씩 코피를  무섭게 쏟았고, 올 한 학년 아파서 학교에 못 간 날이 무려 6일이나 되었다.

변비는 아니지만 거의 10일에 한 번씩 변을 봐서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나연이 변을 본 날을 달력에 표시를 해 두고 축하를 해 줄 지경이니 더 이상 자연적으로 상태가 돌아오기를 기다릴 수 없어서 어제는 한의원에 갔었다.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는 것인데 지 나름대로 학교에서 인정받고 상위권을 유지하기까지 정신적인 고통이 심했나 보다.

한약을 가지고 집에 돌아와 금기 식품을 말 해 주니 눈물을 뚝뚝 흘리며 자기가 좋아하는 음식 다 못 먹게 했다며 슬퍼하는 것이다.

참말로 어이가 없어서......

어떤 음식을 해 주어도 시큰둥하던 아이가 이제 먹지 말라고 하니 더 먹고 싶었던 것인가?

무엇보다 식욕을 좀 당기게 하는 약을 지어달라고 했으니 이제 며칠 더 두고 보아야겠다.


오후엔 바오로회 (성당의 전 현직 주재원 모임 )가 우리 집에서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음식 하나 씩 해서 회원 집을 돌아가면서 열리는 모임이다.

유래 없이 회원 전가족이 모두 참석해 무려 14가족이나 되었고 인원도 40명이 넘었다.

집 청소부터 시작해 오늘 하루 종일 정신이 없었다.

집에 있는 전기밥솥 두 개 가 부족할 것 같아 다른 집에 한 솥을 부탁하고, 의자도 부족할 것 같아 접는 의자 세 개를 더 사오고, 밥상 두 개도 이웃에게 부탁했다.

차 17 대가 집 앞에 주차 되어져 이웃들이 보고 놀랐겠다.

‘주말마다 저 집은 언제나 차로  북적거리던데 오늘은 도대체 또 무슨 날이야?’라고 했을 것이다.

타국 살이에 이렇게 허심탄회하게 서로의 생활을 나눌 수 있는 모임이 참으로 편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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