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두 달간의 한국 생활을 마치고.

김 정아 2006. 7. 29. 03:34
 

2006년 7월 25일 화요일

두 달간의 한국 생활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날이다.

아이들만 보낼 것인지, 아이들과 같이 갈 것인지 많은 고민 끝에 조카와 두 아이를 데리고 예정대로 출국 하기로 했다.

가야 할 내가 남아 있는 것이 다른 식구들에게 또 다른 부담이 될 것 같으니 가야 할 사람은 가야 한다며 내가 남는 것에 염려를 표시했다.

남아 있는 가족과 고통을 함께 하지 못하고 혼자 떠나는 마음이 우울하기만 하다.

 

내가 떠나는 오늘 , 동생은 최종 결과를 받을 것이다.

상태를 확인하고 그 자리에서 수술을 받는 것이 우리가 바라는 최상의 상황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항암 치료를 먼저 해야 한다고 했다.

누나가 , 언니가 마음 편하게 있다 가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하지만 그것이 무슨 대수란 말인가?

제발 휴스턴에 도착해 좋은 소식을 듣게 해 달라고 수없이 기도를 했다.


지루하고 긴 비행시간을 마치고 달라스에서 내려 입국 수속을 받고 , 짐을 찾고, 세관을 통과하고, 짐을  다시 부치고, 휴스턴 행 비행기 탑승권을 받고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남편에게 전화를 했다.

남편은 잘 도착했느냔 말만 할 뿐 동생 이야기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서로 묻지 않고 대답하지 않았지만 난 이미 모든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여러 가지 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는 순간마다 신은 우리에게 희망을 빼앗아 갔다.

우리에게 남아 있는 희망은 얼마만큼 일까?

또다시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두 달이나 비웠던 내 집으로 돌아왔지만 마음은 너무나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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