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예수님, 성모님

만두 빚기.

김 정아 2009. 11. 2. 07:23

2009년 10월 31일 토요일

휴일 아침인데도 아침 일찍 일어나 성당에 나갔다.

다음 주에 바자회 때 판매할 만두를 빚기 위해서이다.

원래 성당의 바자회는 기금 마련을 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한다.

성당을 짓기 위해 기금을 마련하고 은행에서 융자 받은 돈을 갚기 위한 재원 마련 차원에서 시작이 되었는데 오랜 시간이 흐르면서 빚을 다 갚았다고 했다.

그래서 올해는 특별히 음식 값에 신경을 쓰라는 사목회의 미팅이 있었다고 한다.

휴스턴 한인들이 하나 되어 축제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음식을 싸게 판매하라는 것이었다.

우리도 만두를 어떤 가격에 팔아야 적당히 싼 가격이 될  수 있을까 고민도 했다.

싸게 팔아 적자가 난다면 적자에 대해 성당에서 보조를 해 준다고까지 했으나 적자 보면서까지 팔아야 하는지에 대해선 좀 의구심이 든다.

 

여하튼 바자회 준비로 다른 구역들도 다들 바쁘게 움직였다.

어제 저녁부터 나물들을 씻고 다듬고 분주하게 오갔다.

부추를 다듬어 씻어 썰어 놓고, 숙주를 데쳐 썰고, 양파를 데쳐 내서 썰고, 엄청난 양의 양배추를 썰고, 두부를 으깨고 만두 전용 짤순이에  넣어 물을 빼느라 남자들은 연신 땀을 흘렸다.

거기에 쇠고기 돼지고기 마늘 계란까지 넣고 빨간 고무통에 섞어 놓고 버무리는데만도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우리 구역에 사람들은 많지만 일하는 사람은 생각보다 적어 다른 구역 할머니들께서 일찍 오셔서 아주 오랫동안 수고를 해 주셨다.

하루종일 준비하고 저녁 7시가 넘게까지 만들었지만 천 800개 밖에 만들지 못했다.

못 만들고 남은 반죽은 일요일 미사가 끝나고 다시 만들기로 하고 수고한 사람들끼리 근사하게 외식하자고 해서 저녁까지 먹고 집에 돌아온 시간은 밤 9시가 넘어 있었다.

오늘 하루 많은 시간을 성당에서 보내느라고 힘은 들었지만 이런 것이 살아가는 정이 아닌가 싶다.

내것을 남과 함께 나누고 서로 의지하면서 서로를 위해 살아가는 것도 기쁨이란 생각이 든다.

 

 남자분들도 고생이 많았습니다.

 

일요일에 성당 미사가 끝나고 자리를 폈습니다. 많은 분들의 도움 없이는 끝낼 수가 없는 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