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스샷!을 향해

pecan grove plantation골프 코스에서

김 정아 2020. 9. 3. 04:06

2020년 9월 1일 화요일

해마다 개학 즈음이 되면 일할 사람이 없어 곤욕을 치르곤 했다.

 

그래서 매해 개학 즈음엔 빠질 인원을 미리 체크하고 사람을 뽑아 트레이닝을 시키는데 그게 쉽지 않은 일이다.

 

이번에도 생각지도 않은 두 명이 한꺼번에 빠져 버려 정신이 없었다.

커뮤니티 컬리지에 가더라도 학비를 벌어야 해서 가게 일을 하겠다는 애가 온라인 클라스를 하루 듣더니 너무 힘들어서 공부에 집중하겠다고 그만두고, 말없이 자기일을 잘 했던 부엌 아줌마도 갑자기 일을 그만 두었다.

애가 유치원에 입학했는데 학교에 못 가고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해야 하는데 어린 아이가 보호자 도움 없이 수업을 할 수가 없게 된 것이다. 부랴부랴 고등학생 한 명을 뽑아 트레이닝을 시켰는데 생각보다 일을 잘 배우고 있다.

오늘 내가 가게에서 일을 해야 할 것 같았는데 그 애가 생각보다 잘 해 주어 스케쥴을 조금 조정하니 내가 쉬는데 문제가 없을 것 같아 나도 갑자기 하루 쉴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골프장에 혼자 다녀왔다. 항상 같이 다니던 친구가 내가 못 쉰다고 하니 다른 약속을 잡아 오늘은 혼자 룰루랄라 멤버로 있는 곳이 아닌 곳에 갔다.

멤버 골프장이 아닌 경우 보통 온라인으로 예약을 해서 다니는데  하루 전에 구입을 하니 가격이 많이 내려간데다 온라인 할인권 20불이 있어 적용을 하니 4불 86센트라는 환상적인 가격이 나왔다. 

 

그런데 이 골프장은 규칙이 빡빡해 4명을 다 채워서 보내는 것이었다.

 

우리팀이라고 구성된 사람이 아버지와 아들인 백인과 또 다른 백인 아저씨 한 명이었다.

 

좀 부담스럽긴 했지만 이런 일도 즐기자고 생각하고 그들과 한팀이 되었는데 부자지간인 사람이 자기네 두명이 같이 치고 나와 다른 한명의 백인이 같이 치면 안되느냐고 해 기꺼이 그들과 분리가 되어 우리가 먼저 티샷을 했다.

 

난 오늘 공이 잘 맞아 백인 아저씨랑 스코어가 비슷했다.

 

그 아저씨가 세번에 그린에 올라가면 나도 세번에 올라가고 네번에 올라가면 나도 네번에 올라갔다.

 

처음엔 이 아줌마랑 어떻게 칠까 좀 걱정을 했던 것 같기도 했는데 내가 그런데로 잘 쳐주니 처음의 어색함이 사라지고 말동무가 되어 재미있어졌다.

 

처음엔 오리지널 미국인인줄 알았는데 이 사람 역시도 이민자였다. 나와 비슷한 시기에 사우스 아프리카에서 온 사람이었다. 영어가 너무 훌륭해 남아공의 공식언어를 물으니 영어와 독일어라고 한다. 난 한국에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조금은 있다고 하니 자기네 나라는 폭동이 너무 심하고 정치가 불안해 전혀 고국으로 돌아갈 생각이 아니라고 했다.

 

같은 이민자라는 생각에 마음이 너무 편해져 18홀까지 잘 쳤다.

'나이스샷!을 향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 가방과 새 골프 클럽  (0) 2020.09.07
CYPRESS WOOD 골프 코스에서  (0) 2020.09.07
Magnolia의 high meadow golf  (0) 2020.08.28
Battle ground 골프 코스에서  (0) 2020.08.22
Conroe 의 Panorama golf 코스에서  (0) 2020.0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