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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계가 고장 났나?

김 정아 2011. 8. 6. 10:37

2011년 8월 5일 금요일

주부들이라면 다 공감하겠지만 나 역시도 첫 아이를 낳고서는 일주일만에 처녀 적에 입었던 옷을 다시 입을 수 있었다.

그리고 아무리 먹어도 그 이상은 안 찐다고 자만했었고 몸무게 때문에 고민해 본적도 없었다.

 

내가 미혼시절만 하더라도 지금처럼 티비나 매스컴에서 미친듯이 다이어트를 외쳐대지도 않았고, 외모보다는 심성에 중점을 두었던 시절이었다.

생각해 보니 지금 태어나지 않은 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그런데 둘째를 낳고서는 처녁 적 몸무게에 6.5키로가 더 해져서 17년 이상이나 갔다.

그 동안은 살을 빼겠다고 별 짓을 다 해 보았어도 좀 빠지다가 느슨해지면 어느 샌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버리곤 한 것이 반복되었다.

 

그런데 가게를 시작하고 나서는 한 달도 안 되는 사이에 갑자기  6.5키로가 빠져버린 것이다.

나 스스로도 너무나 당황이 되고 특히나 남편은 나 살 빠진 것을 너무나 싫어했다.

생각 날 때마다 "당신  요즘 살 좀 쪘어? 나는 당신 살 빠진 것 싫어.옛날이 좋으니까 빨리 살 좀 쪄" 한다.

"이게 어떻게 뺀 살인데 다시 살을 쪄.옛날로 다시 돌아갈 수는 절대 없어" 한다.

 

그런데 요즘 내 몸으로 느끼기엔 적어도 3키로 이상은 다시 찐 것 같다.

가게 매출은 큰 등락의 폭 없이 꾸준하고 (거기에 요즘은 조금씩 매출이 증가하고 있고 )손님들은 내 손을 꼭 잡고 가게를 깨긋하게 해 주어서 정말 고맙다, 직원들이 정말 친절하다하며 용기를 주는 말들을 해 주고, 속 썪이던 직원들은 스스로 그만 두고 가게를 떠나는 대신 트레이닝이 필요없는 경험자가 들어와서 한결 수월해졌고, 무엇보다 집에 돌아가서 밤 10시가 넘어 밥을 먹고 30분 만에 자는데 더 이상 체중계에 올라갈 필요도 없이 몸무게가 늘고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런데 오늘은 미혼시절에도 가져 본 적이 없는  숫자가 보이는 것이다.

'아니, 이거 뭐냐? 그렇게 밤에 먹고 자고 했는데 어떻게 7.5키로가 빠졌냐? 이 저울 고장 난 것 아니야?' 하며 몇 번을 올라가 보아도 똑같은 숫자다.

몸무게 따라 마음도 가벼워졌지만 한편으로는 몸에 이상이 있는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도 잠깐은 했지만 그래도 역시 좋은 것은 사실이다.

남편은 비록 싫어하지만 이 몸무게를 어떻게 끝까지 지킬 것인가를 고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