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만난 우리는 행운아들입니다.
2006년 4월 12일 수요일
오늘은
우리영어 선생님과 우리 반 학생들이 정통 미국식 레스토랑에 다녀왔다.
그전부터
우리는 우리 반 학생들이 속한 나라별로 다니면서 점심을 함께 했었다.
중국
식당,
한국 식당, 콜럼비아 식당, 그리고 오늘은
선생님의 나라 미국 식당으로 가게 되었다.
선생님은
지난 주에 고향인 오하이오에 다녀오셨다.
선생님의
언니가 신장이식 수술을 받아 퇴원을 했는데 경과를 보기위해
6일간 머무느라 지난 주엔 수업이 없었고, 일주일 후에 보게 되었는데 그 사이
선생님은 가발을 쓰고 있었다.
일주일
사이에 너무나 많은 변화에 우리는 마음이 아팠다.
선생님은
오래 전부터 유방암 치료를 받고 있었다.
통증은
하나도 없지만 매주 월요일마다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다고 했었다.
고통이
없고 약을 먹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하나도 지장이 없다고 했었는데,
일 주전에 수업에 오셔서는 가발을 써야 겠다고 하셨다.
큰
병까지 걸렸는데도 우리 수업을 모든 성의를 가지고 해 주시는 것을
보고 우리는 목이 메어 속으로 눈물을 삼켰었다.
그런데
오늘 단발 모양의 가발을 보고 우리는 아주 젊어 보인다고 웃으면서 찬사를 보냈지만 받아들이기가 너무 힘이 들었다.
침대에,
베개에, 옷에, 한 주먹 씩 빠지는 머리칼이
달라 붙어 남편께서 직접 머리를 기계로 밀어 주시고 가발을 골라 주셨다며 남편이 이 가발을 아주 좋아한다며 웃으시지만 마음 속으로야 얼마나
눈물을 흘리실까 하는 마음에 우리도 우울했다.
선생님이
추천하신 미국 식당은 우리 집에서
7분 정도 걸리는 곳에 있었다.
우리가
이용하는 은행 근처에 아주 좋은 음식점이 있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가 본 적이 없었는데 친구들에게 들었던 그 음식점이었다.
그릴에
구운 야채꼬치와 메기,닭, 스테이크를 나누어 가며 아주 맛있게 점심 식사를
마쳤다.
통상적으로
우리는 식사를 하고 같이 돈을 나누어서 냈는데 오늘 선생님은 본인이 모두 계산을 하겠다고 고집을 부리셨다.
선생님이
다 내면 우리의 마음이 편하지 않아 집에 가서 잠도 잘 수 없을 것 같으니 우리가 낼 수 있게 해달라고 ‘please’
소리를 간절하게 열 번도 더 했다.
그리고
우리에게 항상 영어를 가르쳐 주시는데 당연히 우리가 내야 된다고 했으나 선생님은 오히려 내가 너희들에게 배우는 게 훨씬 더
많고,
그리고 웃으며 난 부자다라며 절대 고집을 꺾지 않았다.
그러나
절대로 우리가 그냥 물러날 수는 없지!
그
짧은 순간에 우리는 선생님 몰래
100불을 걷었다.
그리고
걷은 돈으로 난
H.E.B라는 슈퍼에 가서 100불짜리 상품권을 사
놓았다.
다음
주에 감사의 마음을 담아 선생님께 드리기로 했다.
자신의 고통을 인내해가며 우리를 위해 애쓰는 정말 친절한 미국인을 만나 우리는 , 나는 정말 행운아다.
*지난 2월 28일에 찍었습니다. 그 때는 머리칼은 짧았어도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가운데 분홍 색 셔츠를 입은 분이 선생님입니다. 그러고보니 저도 분홍 셔츠를 입었네요.
*식당의 외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