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러'가 빛을 보네.
2025년 4월 29일 화요일
몇 년 전에 퇴근하고 집에 가 보니 새로운 가전제품 하나가 놓여 있었다.
이게 뭐지 하고 자세히 보니 '스타일러'라는 것이었다.
미국에 사는 촌스러운 나는 '도대체 이게 뭐 하는거야?'하고 이리저리 보니 옷을 넣어 두면 먼지나 냄새도 빠지고 바지 같은 걸 걸어 두면 주름도 조금은 펴지는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난 남편한테 " 도대체 이런 물건이 우리 집에 왜 필요한거야? 우리 집에 연예인이 살아? 면 옷은 빨아서 탁탁 털어서 햇빛에 말려 입으면 냄새도 상쾌하고 , 그렇다고 이게 드라이가 되는 것도 아니고 우리 생활에 이게 조금이라도 필요한 이유를 모르겠네 " 하면서 타박을 엄청 해대었다.
남편의 아는 사람이 LG에 판매원이 되었는데 뭘 하나 사달라고 부탁했다는데 세탁기 , 건조기, 냉장고는 이미 있고 뭘 살까 고민하다가 사용법도 모르면서 이 것을 샀다는 것이다.
난 그 이후로 오랫동안 저것을 사용할 이유가 없어 옷 방 한쪽 구석에 5,6년을 붙박이로 세워두고 잊어 버리고 있었다.
그런데 유학생 아이가 보더니 이렇게 좋은 것을 왜 사용을 안 하시냐고 하면서 한국에서는 이것이 아주 인기라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가 사용해 봐도 되느냐고 해서 얼마든지 쓰라고 했고, 이렇게 좋은 것을 왜 구석에 보이지도 않는 곳에 두었느냐고 안방으로 내 놓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자리를 옮겼다.
그래서 옷방 한 구석에서도 자리가 마땅히 않아 전신 거울을 가리고 서 있어 나한테 냉대를 받던 것이 몇 년 만에 햇빛을 보게 되었다.
그런데 여전히 난 저것의 사용법을 잘 모르겠다.
내 전신 거울을 가리지 않아서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