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내 병원, 엄마 병원

김 정아 2024. 11. 13. 13:25

2024년 11월 12 일 화요일, 13일 수요일

2년에 한 번 나도 내 비용을 내고 건강검진을 받는데 작년엔 2 주라는 짧은 시간을 있다보니 짬이 나지 않아 건너 뛰게 되었다.
이번엔 시간 여유가 좀 있지만 서울에서 하긴 거주할 곳이 마땅치 않아 정읍 아산병원에 예약을 하고 다녀왔다.
하고 나니 속이 시원하다.

오늘은 엄마 병원에 갔다.
신경외과에서 치매 검사를 했는데 점수가 작년보다 나빠지지 않고 그대로였다.
모시고 갈 때마다 뇌 영양주사를 맞아서 이번에도 가족 톡방에 엄마 뇌영양제 맞고 있는 동안 약국에 처방전을 내고 기다리고 있다고 했더니 뉴질랜드 남동생이 전화가 와서 빨리 중단하라고 난리가 났다.
작년 언젠가 뇌영양주사를 맞고 쇼크가 와서 한 달 동안 너무 고생을 하셨으니 빨리 병원에 돌아가 주사액을 중지하라고 해서 부랴부랴 돌아가 간호사한테 중지를 부탁했다.
그리고 당뇨 체크를 하고 당뇨약을 받았는데 당뇨 수치가 많이 내려가서 약을 줄여서 처방전을 받았다.
엄마는 수치가 내려 갔다고 기분 좋아하셨다.

엄마가 비록 치매기가 있지만 정말 깔끔하시다.
설거지가 끝나면 행주를 빨아서 베란다 햇빛에 말려서 쓰시고 ,수세미도 집게로 집어 물을 쫙 빼서 쓰신다.
가스렌지 위에도 국물 자국 하나 튄 것 없이 말끔하다.
며칠 전에 같이 저녁을 먹었던 외사촌이 그런다.

“ 진짜 고모는 너무 깔끔해서 내가 갈 때마다 놀라.
무슨 노인이 그렇게 정갈해?  누나 , 고모 지금도 그래?”한다.
“응 그렇지. 재활용 플라스틱도 깨끗이 씻어 햇빛에 말려서 내 놓더라“

이런 깔끔한 엄마가 치매를 앓으면서도 본인 할 일은 또 이렇게 멀쩡하게 하신다.

* 서울에서는 검진이 끝나면 죽을 주던데 여기는 샌드위치와 요구르트를 주더군요

*병원에 검진 받으러 갈 때는 택시를 타고 갔고 ,올 때는 병원 버스를 타고 와서 집 근처에 내려 걸었는데 이렇게 꽃이 많은 다리를 건너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