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한국에서의 둘 째 날

김 정아 2024. 11. 7. 18:08

2024년 11월 7일 목요일

한국에 도착하는 날짜를 착각해 수요일 새벽 도착을 화요일이라고 말을 했다.
한국 시간 화요일이  되니 식구들이 인천에 도착했느냐고 카톡이 오기 시작했는데 난 그 때 LA 공항이었다.
엄마께서는 아주 실망을 하셨다.

인천에 도착해 시누이 집에 잠깐 들렸다가 바로 정읍으로 내려왔다.
도착한 날은 비몽사몽 하다가 오늘도 새벽까지 못자고 아침에 잠깐 잠이 들었다가 눈을 뜨고 한국에서의 둘째 날을 맞았다.

이번 방문엔 중점적으로 엄마의 살림살이를 버리고 청소를 좀 하려고 생각하고 왔다.

엄마의 화장대엔 어느 때 받은 지 알 수 없는 화장품 샘플들이 쌓여 있고 ,서랍 속에도 오랜 시간이 지나 사용처를 알 수 없는 충전기나 전기선들이 얽혀 있었다.
그것들을 다 버리고 케케묵은 먼지들을 다 닦아 냈다.

김치 냉장고가 있는 방에는 버리지 못한 빈 박스와 작년에 왔을 때와 같은 위치에 같은 양의 매실 액과 양파 즙이 먼지를 뒤집어 쓰고 있는 것들을 다 버리고 정리했다.
엄마께서는 “우리 큰 딸이나 옹게 이렇게 정리하지 다른 딸들은 하나 관심 안 둔다”하시며 고마워 하셨다.

그런데 문제는 베란다 창고를 정리 할 때였다.
내가 보기엔  근 5,6년 동안 한번도 쓰지 않은 온갖 김치통, 플라스틱 바구니, 전기밥솥 두 개, 각종크기의 남비들이 빈틈 없이 들어차 있었다.
그 중 최근까지 썼던 흔적이 있는 깨끗한 것들만 남기고 다 버리려고 내 놓았는데 여기서부터는 엄마와 실랑이가 벌어졌다.
나는 “너무  오래 되어 플라스틱 냄새가 나서 버려야 한다”고 하고 엄마는“ 돈 주고 산 것을 왜 버리냐”고 하면서 무척 서운해하면서 이것은 못 버린다 저것도 못 버린다 하시는 것이다.
그래서 버리려고 내 놓았던 것 중 일부는 다시 들여 넣고 나도 양보를 하면서 정리를 끝냈다.

엄마께서는 오랫동안 기억을 못하셔서 서운한 마음을 다 잊었는지“ 우리 딸이나 된게 이렇게 엄마 생각하고 청소해 주지 누가 해주겄냐” 하신다.

앞으로 옷 장과 신발장을 정리 해야 하는데 아마도 실링이는 계속 될 것 같다.
옷 장 속엔 너무 오래 된 목도리 스카프 옷에서 떨어져 나온 모자들이 있고 신발장엔 다 닳아빠진 신발들이 있는데 살짝 물어 보니 못 버리게 하신다.

*엄마 베란다에 꽤 많은 화분들이 있는데 이 선인장이 이렇게 꽃을 이쁘게 피우고 있어요.
저는 이 선인장은 익숙한데 꽃은 처음 봐요.
진짜 신기하고 이뻐요.

아침에 일어나보니 꽃 한송이가 꺽여 있어요.
너무 아쉬워 컵에 넣었더니 여기서도 꽃이 피어나고 있어요.

가지가 껶였어도 이리 이쁘게 피고 있어요



시내에 나가 볼일을 보다가 다리가 너무 아파 커피 한잔 마시고 있어요.

아직도 너무 이쁜 우리 엄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