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거나 슬프거나..

아이구, 오늘 무슨 일이야ㅠㅠㅠ

김 정아 2024. 8. 5. 05:29


2024년 8월 4일 일요일

 

남편이 10일간의 출장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이다.

출장에서 돌아오는 날엔 속이 편하라고 닭죽을 끓인다.

오늘 아침에도 닭에 대추와 황기 마늘을 넣고 센불로 끓이다 중간 불로 조절을 했었다.

그리고 성당엘 갔는데 미사 중에 닭을 불에 올려 놓았는데 불을 껐나 생각하다 의심의 여지도 없이 분명 끄고 나왔다고 생각을 했다.

이번주부터는 신부님이 한국엘 한달 정도 방문하게 되어 미사가 한 번 밖에 없다.

보통은 9시 미사를 드리고 집에 와서 쉬다가 가게를 나갔었는데 이번주는 10시 30분 미사만 있어 선택의 여지 없이 그 미사를 참석하고 오랜만에 성당에서 점심까지 먹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문을 여는데 탄 냄새가 심하게 나고 있었다.

'어. 이게 뭐지? 내가 불을 끄지 않은거야?' 하고 정신없이 부엌으로 달려갔는데 바닥이 시커멓게 타가고 있는 냄비가 보였다.

공기청정기는 빨간 빛을 내며 숫자가 500을 넘어가고 있었고 고약한 탄 냄새는 내 코를 자극하고 있었다.

냄비 뚜껑을 열어보면 안 될 것 같아 얼른 밖으로 내 놓고 더운 여름날이지만 문을 열어 놓고 초를 찾아 불을 켰다.

부엌에 있는 팬을 틀고 1층, 2층의 에어컨을 세게 틀어 놓고 공기 청정기도 세게 틀어 놓았다.

한참이 지난 후에 공기 청정기의 숫자는 1로 내려가고 냄새도 좀 빠진 것 같다.

 

난 이런 실수를 별로 하고 살지 않아 친구들 중에서도 내가 제일 정신 바짝 차리고 산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오늘 이런 실수를 저질렀네.

그래도 이런 일로 깊게 우울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앞으로 정신을 조금만 더 챙기고 살지 뭐

다시 냉동실에 있는 닭한마리를 해동시켜 지금 끓이고 있다. 

 

*바닥까지 너무 타서 냄비째 버려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