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예수님, 성모님

1박 2일의 오스틴에서

김 정아 2009. 1. 5. 10:09

2008년 1월 4일 일요일

어제 오후에 AUSTIN에 가서 하룻밤을 묵고 오늘 오후에 휴스톤으로 돌아왔다.

 

금요일 오후에 친구 화영이 전화를 해서 독일에서 오신 수녀님이 오스틴에서 강연을 하는데 같이 가보지 않겠느냐고 했다.

연말에 휴스턴을 지키고 있느라 좀이 쑤시기도 했고 화영이 콧바람이라도 쐬이러 가자는 말에 마음이 동해 흔쾌히 같이 가기로 했다.

오스틴 한인 성당에 도착해 미사를 보고 7시부터 수녀님의 강의가 있고 안수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성당에서 수녀님의 강의를 들었다.

독일에서 출생한 독일 수녀님이신데 한국에서 아주 오랜시간을 살아 한국말이 아주 능통했다.

독일 전쟁이 일어났던 당시 아버지는 군인으로 징병을 나가서 아버지에 대한 정을 하나도 못 받고 살았던 어린시절에 대한 말씀을 하셨다.

미국군에게 포로로 잡혀 텍사스까지 끌려왔다가 6년만에 독일로 귀환한 아버지를 보고 아무 감정없이 ‘저 분이 내 아버지시구나’하고 느꼈다고 하셨다.

어린 시절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받지 못한 분노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심장에 병이 들어 있었는데 성령의 도움으로 그 서러움을 풀어 냈다고 하셨다.

요지는 누구든 용서하고 사랑하라는 말씀이셨다.

 

2부엔 두 신부님과 수녀님이 안수를 주셨는데 수녀님께서 내 머리에 두 손을 얹으셨을 때 심장이 벌떡벌떡 뛰고 뜨거워졌다.

나중에 그런 이야기를 주위 분들에게 했더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성령이 임하셨다는 것이다.

7년이라는 시간을 성당에 다니면서 미지근하게 의무적으로 미사에 참석하면서 좀더 적극적이지 못하고 정열적이지 못한 내 자신이 못마땅하기만 했는데 그렇게라도 시작을 주셨다니 감사한 노릇이란 생각이 들었다.

 

모든 행사가 끝나고 신부님의 사제관에 초대를 받았다.

내가 다니는 성당과 달리 정말로 활기가 넘치고 신부님과 격의없이 친구처럼 지내고 그 깊은 시간에도 사제관에 30명도 넘는 신자들이 모여 북적거리며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니 무척이나 부러워졌다.

한쪽의 젊은 팀들은 갑자기 목소리를 높여 성가를 부르며 주님을 찬양하기도 했다.

참 색다른 세계였다.

 

새벽 12시가 넘어 우리는 호텔에 들어왔고 오늘 아침 11시미사를 보기위해 다시 오스틴 성당으로 향했다.

작은 성당이지만 그 젊은 열기와 성령이 충만한 분위기에 압도당할 지경이었다.

미사를 끝내고 친교관에서 점심을 먹고 독일로 돌아가시는 수녀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다.

“저는 세라피아입니다”라고 내 소개를 하는데 뜻하지 않게 눈물이 흘러 나오며 몸이 떨리는 것이다.

수녀님은 내 손을 꽉 잡으시더니 한참 동안 나를 위해 기도를 해 주셨다.

“마음의 평화를 가지세요”하며 나를 꼭 껴안아 주셨다.

나도 당황스러웠던 순간이었다.

옆에 있던 분들이 내가 특별한 은총을 받았다면서 내가 무척 부러웠다고 했다.

 

짧은 1박 2일의 시간이었지만 계획하지 않았던 경험을 하고 돌아온 충만한 날이었다.

나를 그곳으로 이끌어준 친구 화영에게도 감사하고, 내 마음 속에 나도 모르게 쌓여 있던 불안함들을 끌어 낼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새 해 첫글입니다. 제 컴퓨터 속도가 무척 느려져서 다른 블로그 방문을 잘 못하고 있답니다. 올 한 해 제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분들 모두 행복한 한 해가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오스틴 한인 성당이고요.

 

*2부 안수까지 끝내고 신부님 사제관에서 소라와 회들을 먹었습니다. 같이 가신 분이 오스틴 신도들과 신부님을 위해 특별히 낚시 해서 가지고 간 것들입니다. 저 소라는 바다에서 그냥 주웠다고 하더군요. 사제관의 가족적인 분위기에 놀라고 싱싱한 회 맛에 다시 한 번 놀랬답니다.

 

*저 아이스 박스 밑에도 여러 마리가 누워 있었습니다. 회에 매운탕까지 끓여 먹었습니다. 밤 12시 가까운 시간에요. 다이어트가 물거품이 되어 버린 날이었습니다. 그래도 그 화기애애한 분위가 정말 좋았답니다.

 

*휴스턴에서 같이 간 교우들입니다.오른쪽에서 두번째 분이 독일 수녀님이시고요. 치유능력이 뛰어나신 분입니다. 특별히 많은 기도를 받아서 무척 감사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