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구경하기

도심 속의 거대한 푸르름-센트럴 파크

김 정아 2007. 12. 1. 00:02

2007년 11월 25일 일요일

뉴욕에서의 마지막 날이면서 추수감사절 연휴의 마지막 날이기도 하다.

오후 5시 30분 비행기를 타기까지 오전 시간을 어떻게 보낼까 하다 센트럴 파크의 자연을 느껴보기 위해 호텔을 나와 다시 뉴욕으로 들어갔다.

평일보다 한산한 일요일이라고 해도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센트럴 파크 주위를 빙빙 돌다가 결국은 운전자를 빼 놓고 모두 차에서 내려 공원으로 들어갔다.

고층 빌딩들로 숲을 이루는 도심 한 가운데 크고 넓은 공원이 참으로 부러웠다.

가운데 호수도 있고, 호수에 보트를 타고 한가롭게 즐기는 사람도 있고 단풍은 곳곳에 떨어져 숱한 낙엽이 되어 쌓이고 아직도 떨어지지 않은 나뭇잎들은 황홀한 아름다움을 자랑하고 서 있었다.


대도시는 내 취향이 아니다.

삭막한 콘크리트 속에 사람의 정도 느끼지 못하고, 특히나 뉴욕처럼 복잡하고 거대한 도시는 마음에 안정을 주지 못하는 것 같다.

그러나 센트럴 파크를 좀 돌아보고 나니 이 공원 때문에 뉴욕에서 살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이다.

롤러 브레이드를 타고 다니는 사람, 강아지를 끌고 산책하는 사람, 땀을 흘리며 조깅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정말로 평화로워 보였다.

시간이 흘러 뉴저지로 넘어와서 점심을 같이 먹고 우리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공항으로 왔다.

 

이번 여행은 참으로 많은 부담을 가지고 시작했다.

뉴욕에 간다는 말을 비행기 표를 다 끊어 놓은 후에야 남편에게 들을 수 있었다.

남편은 그 동안 공을 들였던 일이 여러 가지 오해를 불러 일으키면서 무산될 처지에 놓이게 되었었다.

몇 날 며칠을 한 숨도 못 자고, 한숨을 들이쉬고 내 쉬면서 5일 동안 밥을 두 끼밖에 못 먹고 실신 일보직전까지 가는, 회사 창립 이래 최대의 고비를 맞고 있었다.

오해를 풀기 위해 4일이라는 짧은 일정으로 한국에 다녀왔다.

다행이 일이 잘 풀렸지만 한국에 다녀온 3일 후에 뉴욕을 가게 된 것이다.

만신창이가 된 몸을 연휴를 이용해 풀어야 했지만 뉴욕 행을 취소 할 수 없었으니 남편도 참으로 힘든 일정을 소화 해 낸 것이다.

 

윤지네 또한 부모님이 오셔서 주말마다 짧은 여행을 떠나느라 쉴 틈이 없었다.

수요일 아침에 한국으로 부모님들이 돌아가셨고, 수요일 밤에 뉴욕 행 비행기를 탔으니 그 쪽의 피곤함도 만만치 않았을 것이다.

더군다나 윤지 아빠는 휴스톤으로 돌아온 다음날 한국 출장을 가야 했으니 심적인 부담감도 컸을 것이다.

여행이라는 것도 몸과 마음이 편해야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고, 즐거움도 느낄 수 있는 것인데 모두에게 참 힘든 일이 되었다.

아마도 남자들에겐 여행이 아니라 고행이 되고도 남았을 것이다.

 

어쨌거나 무리했던 여행을 무사하게 끝마칠 수 있었으니 감사할 일이다.

앞으로는 워싱턴 D.C나 뉴욕에 갈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끝도 없이 넓은 미국 땅이고 안 가본 곳도 수도 없이 많은데 간 곳을 또 가는 일이 그다지 기쁘지는 않았다.



*영화 '박물관은 살아있다'의 배경이 되었던 곳이라고 하더군요. 아무 관심없던 나연이가 그 영화가 여기서 찍혔다니 들어가 보자고 했는데 시간이 안 되어 못 갔어요.

 

*공원 내에서 저런 옷을 입고 뭔가 연습하고 있더군요.

 

*공원 내에 저런 호수가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