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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선생님 집에 초대 받은 날.

김 정아 2005. 5. 25. 07:18

2005년 5월 24일 화요일

 

도서관에서 자원 봉사로 우리를 가르쳐 주신 쟈넷 선생님의 집에 초대받아 가게 되었다.
돈을 걷어 작은 선물을 사기는 했지만 봉사로 가르쳐준 것만도 고마운데 초대까지 받아 그냥 가기 미안해 동태전을 만들어 갔다.

 

우리 반 학생들 외에도 다른 도서관에서 봉사하시는 멕시코 출신의 마르타 선생님과 캔사스 시티에서 온 마르타의 딸 캐서린도 초대되었다.
역시 미국인들의 집은 인테리어가 기가 막히게 훌륭하다.
60이 넘은 선생님의 집 역시도 젊은 감각 못지 않게 세련된 인테리어를 자랑하고 있었다.

 

선생님이 준비한 (사실 미국인들의 점심은 너무 간소하다)샐러드와 빵과 과일과 국수가 전부였고 내가 가져간 동태전이 한 몫을 단단히 차지하고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넉넉히 시간을 잡아 30분이면 완성할 수 있을 정도의 간소한 음식이어 우리와 다른 음식 문화의 차이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난 동태전 하느라 꼬박 1시간이 걸렸는데 말이다.

 

선생님의 아름다운 정원에서 우리는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며 점심을 먹었다.
나도 살포시 그들의 대화에 끼여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특히 캔사스에서 온 캐서린은 8월에 2년 예정으로 주재원이 되어 홍콩으로 떠난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외국 땅에 나와 사는 우리의 심정을 잘 이해해 주었고, 외국 생활이 힘드냐고 여러 가지로 물으며 관심을 표해 주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참 사랑스러운 사람이란 생각이 들게 했다.

 

물론 아직도 난 그들의 말을  잘 못 알아듣지만 예전만큼 미국인들과 어울리는 자리가 가시방석 같지는 않다.
아마 오랫동안 보아온 친한 사람들이고 선생님 또한 너무 친절한 분이어서 우리를 많이 배려해 주셔서이기 때문일 것이다.

 

방학이 끝난 9월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우린 진한 포옹을 주고받으며 헤어졌다.
 

왼쪽부터 캐서린, 대만의 티나, 한국의 영재, 우리 선생님, 마르타,한국의 옥희. 저는 없습니다.